회사 처음 무렵. 정말 적은 돈으로 시작했던 까닭에 이런 저런 비품을 사지 못하고 어디서 얻어오거나 집에서 가져와 썼다. 업무에 꼭 필요한 컴퓨터도 마찬가지. 누군가 2-3년씩 썼던 중고 컴퓨터는 가래 끓듯 털털 거렸고 느려터진데다 까닭없이 멈추기도 했다. 돈 벌면 컴퓨터부터 사야지, 그렇게 마음먹고 있다가 첫번째 프로젝트를 마치고 첫 운영비를 받은 날, 그 때 기준 최고급 사양으로 조립PC를 맞췄다. 이제 느려터진 컴퓨터는 안녕~ 업무 생산성이 두 배는 뛸꺼야, 이런 생각을 하며 가슴 벅차게 주문한 제품을 기다렸다. 드디어 컴퓨터가 왔고, 케이블까지 깔끔하게 정리해 설치하고 전원을 켰는데… 안 켜지는 것이었다. 퇴근 무렵 물건이 온 것이어서 고객상담실로 전화도 못하고 하루 밤을 기다려 다음 날 전화했더니 멀쩡히 잘 테스트한 제품이란다. 그럼 뭘해. 안 켜지는데. 그래서 돌려 보내고 하루 지나 다시 받아 썼다. 그 과정 겪어본 사람만 안다. 얼마나 초조하고 짜증나는지. 그래서 결심했다. 내 다시는 조립PC를 사나 봐라.

최고급 사양으로 맞췄다고 해도 조립PC는 종종 속을 썪였다. 그러다가 프레젠테이션에 쓰겠다고 맥북을 구입해 써보다가 애플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만났다. 윈도 환경과는 견줄 수 없을 만큼 편리하고 안정된 맥이라니. 컴퓨터를 쓰려고 소비자가 이거 저거 만질 필요 없이 있는 그대로 쓰면 된다. 컴퓨터란 원래 이래야 하는 거 아닌가. 우리가 왜 레지스트리를 알아야 하고, 파일 구조를 알아야 하고, 복잡한 기계 상태를 알아야 하는가. 그 뒤로 우리 사무실 컴퓨터는 모두 맥이 됐고, 나중에 들어오는 식구들도 무리없이 맥에 잘 적응했다. 그리고 모두 애플빠가 됐다. 그러면서 깨달은 소중한 경험 하나. 컴퓨터 장비는 제대로 된 걸 사야 한다는 거다.

새해 첫 미디어브레인 업무용 맥북 4마리 ㅋ


중소기업들 돌아보면 비용 아끼려고 조립PC 사고, 거기서 더 아끼려고 사양 낮은 컴퓨터를 고른다. 물론 비용 좀 아끼겠지. 그러나 그 때 아낀 비용이 결국 또 다른 스트레스로 돌아온다. 성능 낮은 컴퓨터 때문에 작업 시간 오래 걸리고, 이유 없이 죽는 컴퓨터 복구하려고 하루 종일 난리 치고, 시끄러운 컴퓨터 때문에 머리 아프고... 기업에겐 이게 다 시간을 잡아 먹는 괴물이다. 당연히 그 시간 동안 일을 못한다. 손해는 모두 기업거다. 좋은 장비는 이런 위험을 줄여주는 확실한 보험이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비싸고 성능 좋은 걸 사야 한다는 건 아니다. 물론 정말 돈이 많아 돈 걱정하지 않는다면 그런 걸 사도 되겠지만, 업무에 가장 필요한 수준이 있는 법. 그 수준에 맞는 검증받은 장비에 투자하는 것이 업무 생산성을 확실히 늘리는 길이다. 눈 앞에서 잠깐 돈 몇 푼 더 들어간다고 인상쓰지 마라. 좋은 장비는 좋은 결과물을 낳는 법. 장비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 하루 이틀 날려본 경험 있는 사람이라면 다 무슨 말인지 알 것이다. 그러니 장비 살 땐 제발 벌벌 떨지마라.

마지막으로 덧말 하나. 장비를 살 때 보면 최종 결정권자는 별 생각 없는데 오히려 중간 관리자들이 더 벌벌 떠는 일이 많다. 이런 표현까지 쓰면 좀 그렇지만 어차피 당신 돈 나가는거 아닌데 왜 그러나. 생산성을 생각하는 중간 관리자라면 장비에 투자할 줄 알아야 한다. 좋은 장비가 생산성을 올린다. 이건 진리다.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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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윈도우즈에서 맥으로 스위칭(switching) 하기

    Tracked from 2.0 STORY  삭제

    이 블로그가 맥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 블로그로 만드려는 건 아니였지만 공교롭게도 계속 맥 이야기만 하게 되네요. 맥을 처음 접한 건 1998년, 광고를 전공하면서 공모전에 한 번 쯤 나가보자라는 생각에 무작정 학원을 등록하고 포토샵과 일러스트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신사동 어디 쯤 있는 학원이었는데, 그 곳에서 처음 맥을 만져봤습니다. 마우스에 버튼이 하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고 나름 큰 충격(?)을 받았었죠. 그 때는 맥으로 할 수 있는 건..

    2011/01/04 20:22
  2. 태터앤미디어의 생각

    Tracked from tattermedia's me2day  삭제

    중소기업들 비용 아끼려 조립PC 사고, 사양 낮은 컴퓨터를 고른다. 그러나 그때 아낀 비용이 결국 또다른 스트레스로 돌아온다. 성능 낮은 컴퓨터 때문에 작업 시간 오래 걸리고, 이유없이 죽는 컴퓨터 복구하려고 하루 종일 난리 치고, 시끄러운 컴퓨터 때문에 머리 아프고…

    2011/01/05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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